김광현 4승
올 시즌 초반 힘든 시기를 겪었던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더 나은 후반기를 기대케 했다. 김광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6-0 승리를 이끌었다. 7회 말 마운드를 물려받은 불펜이 6대0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김광현의 승리가 확정됐다. 앞선 12경기에서 1승5패로 난조를 보였던 김광현은 막판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로써 최근 3경기 연속 승리를 따낸 김광현은 전반기 시즌을 4승5패로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김광현은 올 시즌 전반기 16경기에서 4승5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3.39에서 3.11로 낮췄다. 이번 경기에 앞서 김광현은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5이닝 1실점)과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7이닝 무실점)에서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한 바 있다. 컵스는 지난해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 상대로 당시 김광현은 3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승패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 출신 풀타임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낮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8승 5패 3.56),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4승 1패 3.49), 키쿠치 유세이(시애틀 매리너스·6승 4패 3.48), 마에마 켄타(미네소타 트윈스·4승 3패 4.66) 등도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에 미치지 못한다. 1회 말 1번 타자 윌슨 콘트레라스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기분 좋게 시작한 김광현은 몇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끝내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 맞은 3회 말, 2사 이후 1·2루에 몰렸지만 점수를 내주지 않았고, 4회 말에도 2사 2루 상황에서 역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광현은 지난 1일 애리조나전 4회부터 1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회 초부터 1점을 따내면서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한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5회 초 홈런 세 방으로 5점을 몰아쳐 김광현의 승리를 도왔다. 김광현은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안정된 제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컵스 타선을 잠재웠다. 이날 김광현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7.6㎞(91.7마일)가 나왔다.
김광현 인터뷰
김광현은 경기 후 현지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일단 체인지업으로 스윙이 많이 나온 것은 긍정적”이라며 “한국에서 직구, 슬라이더 외 구종을 계속 훈련한 것을 지금 잘 써먹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어 “경기 전부터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체인지업과 직구를 낮게 던지자고 이야기했다”며 “몰리나가 체인지업을 받아보고 좋아서 사인을 많이 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결과가 좋아서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체인지업을 자신 있게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가 잘 풀리다보니 삼진을 잡고 마운드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나왔다.
김광현은 “한국 팬들은 많이 아시겠지만 자유분방하게 감정 표현하는 것을 고치려고도 해봤는데 잘 안됐다”며 “경기를 즐기고 싶은 마음에 감정이 바깥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웃는 모습이 나가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안 좋게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며 “내 방식이고, 앞으로도 계속 웃는 날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타자로서도 제 몫을 다했다. 첫 타석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킨데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선 내야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결승 2루타를 치기도 했던 김광현은 “팀에서 타격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분들께 고맙다”고 인사했다. 좋은 분위기로 시즌 전반기를 마친 김광현은 “야구는 모르는 것 같고 정말로 알 수 없는 스포츠다”라며 “후반기부터 이런 분위기 이어갈 수 있도록 몸 관리 잘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