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예약 우회
코로나 백신 예약으로 말이 많은 상황이다. 벌써 세 번째 리셋, 다시 접속하니 대기자 40만명" "어제 서버 증설했다더니 이젠 시스템 오류로 무한 튕김" "40분 기다려 드디어 내 차례 되니 다시 맨 뒷줄로 보냄. 지금 내 앞에 25만명 있음". 만 50~52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예약이 시작된 20일 오후 8시.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 '먹통' 사태는 고스란히 되풀이됐다. 이번에는 '리셋' 오류였다. 질병관리청이 '서버를 증설했다'고 밝힌 대로 전날인 19일보다 접속 진행 속도는 빨랐다. 하지만 대기가 끝나고 접속이 되는 순간, 시스템 오류로 다시 초기화면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몇 번이나 반복됐다.
이 같은 백신 예약 시스템 접속 장애는 이날로 벌써 네 번째다. 지난 12일과 14일에 이어 19일 밤에도 접속 장애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안이한 대응과 운영 미숙으로 일관하고 있다. 질병청은 12일과 14일 서비스 장애 사태를 겪고도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19일 밤에야 부랴부랴 클라우드 서버를 증설했을 뿐이다. 20일 밤 10시 기준 백신 예약 접속 대기자는 42만명에 달했다. 이날 사태와 관련해 질병청은 "기능 오류가 발견돼 긴급 조치했다.
1시간가량 튕김 현상이 있었지만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수십 분을 기다려 예약 신청을 하려는 순간 다시 수십만 번째 번호표를 받아든 국민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예견된 '먹통'이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만 53~54세 백신 예약이 시작된 19일에는 600만~1000만명의 신청이 몰렸다. 이날 해당 접종 대상자인 154만명보다 몇 배나 많은 숫자다.
반면 백신 사전예약 홈페이지의 질병청 서버가 처리할 수 있는 동시접속 건수는 30만건에 불과했다. 접속 대상자보다 월등히 많은 인원이 몰린 것은 한 사람이 여러 대의 스마트폰과 PC로 접속한 경우가 많은 데다 부모님의 백신을 예약하기 위해 접속한 자녀들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먹통의 원인이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 문제라고 주장해왔던 보건당국은 20일에야 서버에 문제가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클라우드 서버가 동시접속자 쏠림 현상을 처리하지 못해 교착상태가 발생해 서버를 증설해 대응했다"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과 문제 해결에 대해 협업 중이지만, 예방접종 시스템은 보안시설로 지정돼 있어 위탁 업체 이외 민간 시스템통합(SI) 업체의 접근은 제한돼 있다"고 했다. 한편 예약 시스템 마비 등 오류가 계속되자 우회 사이트를 통한 접속 등 갖가지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